*개요
탄소 정책에 맞물려 국가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서는 전기차 전환이 필요하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운행중인 차량은 14억 9,000만 대 수준인데, 그 중 내연기관 신차는 약 9,000만 대 판매 중이다.
반면 전기차는 2020년 170만 대 판매, 2021년 235만 대 판매가 되고있다. 내연기관 신차 대비 약 2.6%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전체 내연기관 차량을 대비했을 때 0.11%, 2021년 0.15% 수준에 불과하다.
블롬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25년 연간 850만 전기차 보급, 2030년 연간 2,6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 2040년 5,400만 대로 예상(신차 판매의 절반을 넘길 것)한다. 누적으로 봤을 때 전체 자동차 비율 31%를 바라본다.
이렇듯 현재 전기차 시장은 초기 시장 진입단계로서 시장 점유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시장 진입에 두각을 나타내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이다. 초기에는 삼원계(NCM, NCA 등) 배터리가 시장을 점유했으며, LFP 배터리는 저가형에 사용되는 배터리로 인식됐다. 하지만 NCM 배터리 화재사건, 원재료값 상승, LFP 배터리의 기술발전(CTP)으로 인한 성능향상 등 LFP의 긍정적인 변화로 테슬라와 메르세데스-벤츠, 그 외 몇 완성차 업체는 차세대 전기차에 LE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와 벤츠의 상황을 보면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3, 모델Y에 LFP 배터리를 탑재,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들 차종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EQA, EQB 등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2024년부터 소형, 준중형 전기차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보며 앞으로 LFP는 시장을 점유하게 될 것인가? 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LFP 와 삼원계 배터리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안전성, 주행거리, 가격이다. LFP는 안전성이 높고 싼 대신 주행거리가 짧고, 삼원계는 안전성이 LFP 에 대비해 낮고, LFP 대비 약 40% 비싸지만 주행거리가 길다.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 된다면 주행거리·안전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삼원계 배터리가 우세하겠지만, 높은 기술 장벽으로 인해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LFP와 삼원계 배터리 중 한가지를 택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각 장단점으로 LFP와 삼원계 배터리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1. 주행거리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용량을 늘리면서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고 있다. 에스엠랩 조재필 대표의 연구에 의하면 니켈 함량을 최대 98% 까지 끌어올리며, 값비싼 코발드 함유를 1%까지 낮은 양극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수명과 화재 문제는 세라믹 코팅과 단결정 형태로 만들면서 이를 해결했다. 또한 단결정 형태는 공정을 최소화 할 수 있어 가격 인하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성장 한계까 뚜렷하다. 최대 에너지밀도의 주행거리는 360km 정도에 불과하다. LFP 배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기차 내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CTP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배터리는 Cell -> Module -> Pack 구조로 제작된다. CTP는 모듈을 없애고 Cell -> Pack으로 완성되며 기존 Module로 들어갔어야 하는 공간에 배터리를 더욱 많이 넣도록 하는 구조를 개발했다. 더 많은 배터리로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주행거리 한계를 극복하려는 기술개발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두 형태의 배터리의 선택 기준은 전기차 충전소 및 인프라에 따라 지역·국가별로 큰 편차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미국 에너지부의 대체 연료 데이터센터에서 공시하고 있는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는 총 4만4994개의 전기차 공공 충전소가 설치돼 있으며, 국제 청정 운송에 관한 국제협의회(ICCT: 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충전기 수는 약 21만6000개이다.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뉴욕주, 워싱턴주를 비롯해 동서부의 대도시 지역에 충전소가 밀집돼 있고 교외지역에는 아직 충전인프라가 많이 보급돼 있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50만 개 추가 설치한다는 내용을 공약한 바, 에너지와 자동차 전문가들은 최소 5배 많게는 10배 더 충전소를 지어야 해당 공약이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충전소는 일부 대도시를 기준으로 보급되고 있다. 충전소 간 거리가 멀고, 인프라가 빈약할수록 잦은 충전이 필요한 LFP 보다는 삼원계 배터리의 높은 주행거리는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전기차 보급은 미국과 유럽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중 하나는 땅이 매우 커 충전소간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NCM 배터리의 안전성이 올라갈수록 LEP 보다 NCM의 선호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가격(원자재)
테슬라의 모델 S를 기준으로 차량 한대에 리튬이 7.7Kg, 니켈이 53.5Kg, 코발트가 10Kg, 구리가 26.6Kg 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 리튬·코발트·망간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 가격은 지난 1년 새 40%에서 많게는 300% 넘게 뛰었다. 국내 업체들은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 원자재 가격을 공급받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업체들은 원자재 생산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는 배터리 생산에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격 폭등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원자재 공급망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을 포함해 중국 업체들이 값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저가 공세를 펼치며 국내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LFP의 가격 장점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지난달(10월) 27일 BYD는 11월 1일부터 배터리 판매가격을 최소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BYD는 LFP 배터리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이처럼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10월 말 LFP 배터리의 주요 재료인 탄산리튬의 가격은 1년 전보다 295% 올랐다. 같은 기간 삼원계 배터리의 주요 재료인 수산화 리튬은 171%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 시장에 국한하면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2만8675달러(약 3366만 원)로 300% 이상 급증했다.
LFP 또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단가 인상이 지속되고 있다. 삼원계가 코발트 프리와 같은 기술로 지속적 가격 인하를 노린다면 LFP와 가격 격차를 좁혀질 가능성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3. 정리
김광주 SNE 리서치 대표는 "최근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자동차 제조업체가 50%에 달하는 배터리 비용 절감 목표를 제시했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배터리 수급'과 재료비·운영비·팩/시스템 비용 전반에 달하는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가 절감에 해당되는 사항을 통한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NCM 배터리가 유리함을 시사한다. LFP 배터리는 단기적으로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다. 하지만 LG엔솔과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단위당 단가를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향에 전력하고 있다. CATL 또한 장기적으로 NCM 배터리 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LFP 배터리에 비해 NCM 배터리는 기술개발을 통한 성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폐배터리 시장에서 NCM 배터리는 LFP에 비해 앞도적인 우위를 가진다. NCM은 KWh당 23달러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지만 LFP는 4달러에 불과하다”(SNE리서치)는 게 이유다.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코발트 12%, 니켈 4%를 의무적으로 재활용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이런 방향성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고가 고성능 전기차에는 NCM, 저가 전기차에는 10~2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로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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